리:피움미술관, 한지공예의 그윽한 멋을 다채롭게 내보이다

한지조형작가의 한지 그림과 조형작품 담은 작은 미술관

한지의 물성이 가진 치유적인 힘에 주목하는 한지공예작가 강미라 작가. 한지를 주물러 해체시킨다. 다시 붙이고 뜯고 자르고를 반복한다. 마침내 치유와 돌봄을 이야기하는 조형물로 재탄생시킨다.

특유의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의 한지 그림과 조형물이 멋짐과 화려함을 담담하게 내뿜는다. 때로는 심오한 정감을 내보이며 폐교 복도와 교실을 가득 채운다. 리:피움미술관은 다채로운 한지조형작품을 관람하며 감성과 힐링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 리피움 미술관 전경.

‘리:피움미술관’에는 한지 그림과 공예품만 존재한다.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과 특유의 질감을 살린 한지 그림이 선보인다. 색깔이 입혀진 한지를 덧붙이거나, 덧붙여진 한지를 송곳 등으로 뜻어낸 그림이다. 또 한지를 오리고 붙여 다채로운 모양새를 낸 공예품이 다채롭게 내걸렸다. 한지만으로 낼 수 있는 온갖 멋과 맛을 뽐낸다.

▲ 리피움 미술관 입구.

‘리:피움미술관’은 전남 고흥군 남양면 송정옥천길 214에 위치한다. 작은 초등학교였다. 고향이 이곳인 작가 부부는 지난 2019년부터 2년 동안 폐교를 구입해 직접 리모델링했다. 운동장과 주변에 코스모스 등 2만 포트의 꽃나무도 식재했다.

아이들이 떠난 자리에 ‘예쁘고 감성적인 미술관’을 꾸며 치유와 문화향유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래서 미술관 이름을 ‘다시 피어난다’는 의미를 담아 정했다.

▲ 1층 복도.

출입문을 열고 복도로 들어서면 공간을 가득 채운 한지 조형물이 반긴다. 천장에 매달린 하얀 조형물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복도 창틀과 벽면에는 크고작은 공예작품들이 아기자기하다. 눈길을 분주히 움직이면 아기자기한 공예품의 면면에 즐거움이 묻어난다.

왼쪽 첫 번째 교실은 사무실 겸 카페다. 관장이자 큐레이터, 카페지기를 두루 맡고 있는 작가의 남편 여권주씨의 공간이다. 관람객들이 관람 전후 쉬어가는 공간이다. 창밖에 펼쳐진 시골 풍경을 감상하며 차분하게 차 한 잔 마시기에 그만이다. 말이 카페지 이곳 역시 전시공간이다. 다채로운 공예품이 눈길을 분주하게 한다.

▲ 1층 1전시실 전시작품.

1층은 주로 한지조형물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2층은 한지로 만든 그림들로 채워졌다.

제1전시실은 독특한 공간이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하얀 한지 조형물이 내려뜨려져 있다. 그리고 한 쪽 벽 앞에는 작은 의자 2개가 나란히 놓여있다.

종이가 해체되고 비워져서 섬유 형태로 남는 결과물은 오래된 기억과도 비슷하다. 멈춰있던 시간을 다시 움직이게 하고, 해체되고 비워진 종이에 다시 생명이 피어나는 것을 표현한 작품이다. 리:피움(다시, 피어나다)을 개관하면서 이 장소에 맞게 설치된 장소 특정적인 작품이다.

▲ 2전시실 입구에 설치된 '상처 혹은 치유' 작품.

제2전시실에는 작가의 사유와 고뇌의 결과물을 엿볼 수 있는 조형작품이 전시돼 있다. 삶과 죽음, 상처와 치유에 관한 심오한 질문과 답을 찾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전시실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상자에 반쯤 가려진 붉은 색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상처 혹은 치유2’ 작품이다. 한지와 면사로 정교하게 형상화한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 전시작품 '간극'.

나머지 벽면에는 한지와 아크릴물감, 글로스바니쉬 등으로 독특한 질감을 보여주는 ‘간극’이란 작품이 눈길을 붙잡는다. 붉은색 한지를 두텁게 덧붙여 입체감을 극대화했다. 주변에 다양한 색감의 한지를 늘어놓음으로써 중심과 주변의 간극을 보여주는 듯하다.

▲ 2전시실 전시작품.

이밖에도 벽면 곳곳에는 작가가 표현하려는 상처나 치유, 틈 등을 주제로 한 한지 조형물이 다수 걸려 있다. 관람객들에게 사색과 치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 2전시실 전시작품.

▲ 3전시실 전시작품.

제3전시실 역시 작가의 작품세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은 전시공간이다.

▲ 3전시실 조형작품.

▲ 2층 체험장 차창에 비치는 풍경이 그만이다.

2층 제1전시실은 작가의 한지그림이 선보이는 공간이다. 한지공방을 운영하며 틈틈이 작업해온 한지 그림이 벽면을 가득 채운다.

▲ '그 겨울'.

‘그 겨울’이란 작품이다. 이 그림은 색 한지를 두텁게 덧붙인 뒤 송곳으로 찢어냈다. 덧발라진 한지를 뜯어내며 그림을 완성했다. 두께감을 준 뒤 덧붙여진 한지를 한겹 한겹 찢어내 겨울 풍경을 그려냈다.
 
▲'고요' 

 이 그림은 ‘고요’라는 작품이다. 한지의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덧붙이는 기법을 사용했다. 질감을 살리기 위한 기법이다.

▲ 2층 2전시실 입구.

제2전시실은 작가가 지난 10여년 동안 작업해온 작품 일부를 내걸었다. 공방을 운영하면서도 꾸준히 해온 작품활동의 성과를 담았다.

작가는 10여년 청주에서 공방을 운영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과 은퇴후 생활을 고민하다 이곳을 발견했다. 작가의 고향이기도 했다. 은퇴가 없는 삶을 추구하며. 그리고 그동안 쌓인 작품을 전시하고 보관하기에 그만이었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지미술관에 작가의 작품이 일부 전시 또는 소장된 상태. 나머지는 모두 이곳으로 옮겨 주기적으로 바꿔가며 전시하고 있다.

현재 작가는 남양초등학교 등 고흥군내 초등학교 미술수업을 맡고 있다. 또 미술관에서 지역 학교나 단체를 대상으로 한지공예 체험과정을 운영한다. 지역과 소통하며 한지공예의 멋을 전파하고 있다. 여행객 등 외부인도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한지공예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리:피움미술관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은 정기휴관일이다. 나머지 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10월과 11월에는 주말만 운영한다. 관람료는 음료 포함 성인 6천원, 소인 3천원이다.

미술관에서는 한지공예를 배우고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작가에게 직접 한지공예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개인 또는 단체 대상으로 하루 전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문의 010-2638-4571.

또, 대관・대실도 가능하며, 관람과 대관・대실 문의는 010-4048-4571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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