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족자 작품으로 천장에 매달린 백자들의 모습은 그 영혼이 고국으로 돌아온 것만 같은 장면을 연상시킨다. ‘황금 연작’은 대형 라이트 박스(187x148x59cm)에 전시장 바닥에 눕혀 설치했다. 발광하는 라이트 박스 안의 신라 금관은 땅에 묻히기 전 찬란하게 빛났을 금관들을 다시 불러오는 듯하다.

전시에서는 구본창 작가의 미공개 영상 작품인 ‘코리아 판타지(2017)’도 최초 공개한다. 한국 전통문화의 모티브 중 하나인 단청을 변주한 영상으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작가의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3부 : 구본창의 시선과 마주하다’는 작품들의 피사체가 되었던 구본창의 수집품, 대중매체와의 협업 작품 등 전시 주제와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흥미를 더해 줄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를 전시한다.
이외에도 그동안 촬영했던 소설가 한강, 배우 안성기, 김지훈 등 예술인들의 인물초상작품을 선별해 소개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구본창 작가, 그래픽 디자이너 야마구치 노부히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영희, 미술사학자 이필, 사진작가 김수강의 인터뷰를 담은 미니 다큐 영상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더 쉽게 이해하고 더 깊게 감상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미니 다큐는 전시기간 동안 상영될 예정이다.
ACC는 문화향유의 장벽을 낮추고, 전시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연계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ACC의 ‘전시 접근성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이번 전시의 도록을 점자촉각도서로 제작한다. 이 도서는 전시장 내에 비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점자촉각도록은 전국 주요 점자도서관에 배포해 시각장애 관람객이 ACC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전시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은 “구본창 작가의 작품에서 작가가 전달하는 사물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 위에 우리의 이야기를 덧입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현대미술 거장전을 통해 문화전당이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