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달에 만나는 문화전당 공연 2제

오케스트라로 듣는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과 국제협력공연 ‘솔직히’

2025년 새해를 맞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오는 1월 15일 수요극장 무대에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올린다. 또 국제협력공연 ‘솔직히’를 오는 1월 24일과 25일 펼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듣는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 ACC 수요극장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포스터. 제공 ACC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수요극장 올해 첫 번째 무대가 오는 1월 15일 오후 7시 문화전당 극장3(문화정보원 B3)에서 펼쳐진다.


올해 첫 수요극장 무대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이 장식한다. 입장은 7세 이상 입장가능하며, 좌석은 온라인 70%, 현장 30%로 나눠 모두 200석이다.


1악장은 아마도 서양 고전음악 사상 가장 단호한 주제와 함께 작품의 문은 열린다. 베토벤의 장점은 한번 정한 주제를 발전시키는 데에 있다. 작곡가는 서두에 울렸던 주제를 끊임없이 다양한 곳에 드러내며 이 작품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2악장에서는 첼로 파트가 제시하는 온화한 주제가 앞선 악장에서의 치열한 분위기를 잠시 잊게 하나, 이윽고 트럼펫을 위시로 한 금관악기의 화음이 이 작품이 베토벤의 작품임을 선명하게 알린다. 이후 처음 제시되었던 주제 선율을 조금씩 변주해 나가며 풍성하게 채워나간다.


3악장은 첼로와 더블베이스의 저음을 현악과 목관악기가 받으며 서로의 분위기를 살핀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호른이 1악장의 서두에 울렸던 주제를 돌연 제시하며 이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운명’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현악기군이 서로의 음악을 핑퐁처럼 주고받는 부분이 흥미로운 순간을 연출한다.


4악장은 3악장에서 바로 이어지며 시작된다. 준엄하게만 느껴졌던 단조의 화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앞이 훤하게 뚫린 듯한 다장조의 화음만이 거침없이 전진한다. 이 화음들은 여전히 무겁고 진중하지만 이전과 같은 비극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작품은 전에 없는 완벽한 승리를 선언하며 마무리된다.


베토벤은 정말로 "이렇게 운명은 문을 두드린다"고 말했을까? 이른바 '운명' 이라는 부제로 알려진 이 작품을 둘러싼 이야기는 청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1804년에 1악장과 3악장의 스케치로 작곡을 시작한 베토벤은 1806년에 작업을 재개, 이듬해에는 본격적으로 나머지 악장들 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1808년 3월 무렵 작품 전체를 완성했다.


2024 ACC 국제협력공연 ‘솔직히’


▲ ‘솔직히’ 포스터. 제공 ACC.

한국과 일본의 협력공연 ‘솔직히’가 오는 1월 24일 오후 7시30분과 25일 오후 2시에 예술극장 극장1 무대에 펼쳐진다.


'죽어서 솔직해져보자. 죽음, 그 이후와 이전, 사후세계와 전생'에 관한 이야기를 부제로 한 이번 공연은 단순하지만 비상한 소재로 재미있게 작품을 풀어내는 한국의 고블린파티와 참신한 발상을 날 것의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일본의 케다고로가 만나 삶과 죽음을 대하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공연에서 연출자는 승에서의 가식이 저승에서의 솔직함으로, 저승에서의 가식이 이승에서의 솔직함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여기가 이승인지 저승인지 알 수 없는 현실과 비현실의 공간 속에서 우리는 잠시나마 일본의 UKIYO(‘떠도는 세계’) 개념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UKIYO는 일본 에도시대, 서구 유럽에까지 대유행했던 일본의 회화양식인 우키요에(浮世絵)로 잘 알려진 예술 용어로 그보다 앞선 시대까지는 일반적으로 '근심스러운 세상'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일본 중세 이전의 염세적인 인생관에 따르면, 서방 정토에서 성불할 수 있는 내세와는 달리 현세는 꺼리고 멀리해야 할 근심스럽고 걱정스러운 세상으로 여겨졌다.


이것이 근세에 이르러 '잠시 동안만 머물 현세라면 조금 들뜬 기분으로 마음 편히 살자'라는 사고 방식으로 바뀌면서 '우키요(憂世)'는 보다 긍정적인 뉘앙스의 '우키요(浮世)'라는 말로 바뀌게 됐다. 그리고 현재의 세태와 풍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현재 양식' 또는 '당세풍(當世風)'이라는 의미도 겸하게 됐다.


공연은 60분동안 진행되며, 10세 이상 입장 가능하고, 전석 2만원. 문의 1899-5566.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