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을 들어서면 곧바로 작은 오솔길이 펼쳐진다. 구불구불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 양쪽 길섶에는 높고낮은 키의 나무와 풀들이 각자의 높이에 맞춰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그 사이로 화사한 꽃들이 환하게 얼굴을 내민다.



정원의 면적은 1만5천㎡로 비교적 작은 공간이다. 그럼에도 결코 가볍거나 단조롭지 않다. 보유식물은 교목 34종, 관목 80여종, 초화류 250여종에 달해, 그 어느 식물원이나 정원에 못지 않다.



유영길 정원디자이너(59)는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이 정서적 감흥으로 안식과 힐링을 얻게 되기를 기대한다.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사색을 즐기고, 다양성의 조화속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마음의 짐을 덜어내기를 바란다.


매년 5월 중순이 되면 데이지와 장미 축제가 6월초까지 펼쳐진다. 7월말부터 9월까지는 유럽 수국축제도 연다. 개화기에 맞춰 축제를 열지만, 주종목이 그것일 뿐, 다른 꽃과 나무, 풀과 어우러지는 그야말로 다양한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교과과정 연계 체험프로그램은 유치원과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며, 정원을 산책하며 유영길 디자이너의 해설을 곁들이는 정원 숲체험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식물심기 △미니정원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천연 벌레 퇴치제 만들기 등 함께하는 체험활동도 다채롭게 운영한다.

죽화경은 자연과 가장 가까운 모습을 갖고 있으면서, 조화미와 균형미를 고루 갖춘 진정한 정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도시의 혼잡스런 환경과 바쁜 일상에 시달리는 도시민들에게 산책과 사색을 통한 영혼의 정화와 힐링의 공간을 제공한다. 심신이 지치고 복잡할 때면 한 번쯤 죽화경 오솔길을 천천히 걸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