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가 사는 마을, 무등산 평촌명품마을

생태적 마을살이, 반딧불이와 생태숲으로 도시민을 힐링하다

광주호 상류를 지나 한참을 가다보면 도로변에 무등산 평촌명품마을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다리를 건너 한참을 들어가면 평촌마을이 나타난다. 마을 입구에 있는 무돌길쉼터와 반디민박 건물만 빼면 여느 농촌마을과 다름없다. 오히려 여느 농촌마을보다 훨씬 생태적으로 풍부한 모습이다.


▲ 평촌마을을 알리는 도로 이정표.

평촌마을은 광주광역시에 속하면서도 가장 외진 곳,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이다. 동림마을과 우성마을, 담안마을, 닭뫼마을 등 4개 마을을 합쳐 평촌마을로 불린다. 무등산의 울창한 숲과 깨끗한 하천, 그리고 너른 평모뜰이 펼쳐져 있어 자연이 잘 보존된 농촌마을이다.

그러나 평촌명품마을은 여느 농촌마을과는 다르다. 평촌명품마을 중심을 흐르는 풍암천에는 무등산의 깃대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Ⅰ급)과 남생이(Ⅱ급) 등이 서식하고 있다. 마을 들녘에 있는 평모뜰에도 반딧불이, 풍년새우, 물자라가 사는 등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지역이다.


▲ 단정하게 펼쳐진 마을 안길.

생태환경이 풍부한 평촌마을은 역사문화가 지켜지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에는 오래된 당산나무가 몇 그루 살고 있다. 닭뫼 입구에도, 동림정자 옆에도, 담안에도 있다. 마을에서는 옛날부터 ‘열두 당산제’를 지내왔다. 내년 정월대보름에 하루도 거르지 않았단다. 또 이 일대는 조선시대 분청사기 유적이 발굴된 곳이다. 현재 평촌도예공방에서 그 맥을 잇고 있다. 주변에 분청사기전시관이 자리한 것도 그 연유다.



 무등산 평촌명품마을은 지난 2013년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지정됐다. 35개 국가지정 생태관광지역 중 하나로도 선정됐다. 생태적으로 우수한 자원을 활용해 자연환경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고 있다. 일종의 ‘현지보존형 야외 박물관(에코뮤지엄 eco-museum)’의 역할을 하고 있다.


평촌마을이 명품마을이 된 것은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편입되는 과정이 계기가 됐다. 무등산의 국립공원 편입은 마을주민들에게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할 기로로 다가왔다. 주민들은 마을의 미래를 담보할 돌파구를 찾아나섰다. 마을 주민들은 회의를 통해 끝장토론을 통해 마을의 미래를 정했다. 풍부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생태마을의 길을 택했다.


▲ 산책하기에 좋은 마을 안길.

주민들은 마을 공동체인 영농조합법인 ‘무등산 평촌명품마을’을 만들었다. 마을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해 정관을 만들고, 대표와 통장,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운영위원회를 통해 마을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다. 명품마을이 되기까지 주민들은 회의와 학습, 외지 견학 등을 통해 주체적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그래서 마을에서 운영하는 각종 체험프로그램은 주민 모두가 진행자로 참여한다. 마을 공동체의 이상적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 평촌명촌마을 탐방 프로그램 운영과 공동체 사업을 담당하는 커뮤니티 공간인 무돌길쉼터.

마을 초입에 ‘무돌길쉼터’가 자리잡고 있다. 마을 주민이 땅을 희사하고, 마을 공동수익 창출을 위해 마을주민들이 모여 조성한 공간이다. 이곳은 마을공동체의 사업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마을법인 사무를 관장하고, 체험프로그램 안내 및 해설사 관리 등을 맡고 있다. 마을 생산 농산물로 지은 밥상 체험도 이곳에서 할 수 있다. 농산물과 가공품 판매장도 겸한다.


▲생태체험객을 위한 반디민박. 1층은 마을회관이고, 2층은 숙소다.

무돌길쉼터를 지나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담한 2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1층은 평촌명품마을회관이, 2층은 반디민박이다. 반디민박은 생태체험객을 위한 숙소다. 방이 3칸 마련돼 있다.

체험프로그램

평촌명품마을은 농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돼 있다. 마을에서는 생태숲길 걷기, 마을 농산물로 지은 밥상체험, 반딧불이 관찰(야간), 마을길 트레킹, 농촌체험, 도예체험 등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모든 체험과정에 참여인원을 20명으로 한정하고 있다. 마을이 너무 북적거리지 않고, 주민들의 일상적 삶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에서다. 

▲ 반디식단.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재료로 주민들이 직접 조리해 내놓는다.

식단체험은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재료다. 각종 나물과 두부 등이 메뉴다. 반찬은 무돌길쉼터 조리실에서 마을 주민들이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매일 준비해 내놓는다. 소박하지만 건강한 밥상이 제공된다. 차림표는 소박한 밥상, 명품 항아리밥과 두부찌개, 콩닭콩닭 백숙, 하얀 눈꽃 치즈 순두부, 매콤한 순두부 등이다.

쉼터에서는 반디카페도 운영한다. 아메리카노 커피와 매실애이드, 무등산수박 옛날빙수, 설레임 가득 석류 홍초 라떼, 직접 짠 두유 등이 주요 메뉴다.

▲ 평촌반디숲길 입구.

  평촌마을은 아름다운 마을 안길과 마을 뒤편의 생태숲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생태숲길은 마을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바로 뒤에 위치한다.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생태숲길을 걷다보면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생태탐방객들에게 도예체험 등 각종 체험활동을 제공하는 평촌도예공방.

무돌길쉼터 하천 건너편에 평촌도예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평촌도예만들기를 비롯, 솟대만들기, 다육식물 체험, 천연 짚 계란꾸러미 만들기 등 각종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 평촌도예공방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도예작품으로 제작해 공급한 문패.

평촌마을에는 집집마다 특이한 문패가 내걸려 있다. 평촌도예공방에서 마을사람들을 위해 집집마다 도예작품으로 문패를 제작했다. 아름다운 마을 안길과 어울리는 문패가 이채롭다.

▲ 아담한 특산물 판매장 뒤로 너른 평모들이 전개돼 있다.

 넓게 펼쳐진 평모뜰에서는 계절과 농사시기에 맞춰 다채로운 농촌체험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소여물주기, 농작물 수확체험 등이 진행된다. 농작물 수확은 봄에는 산나물과 쑥, 여름에는 옥수수, 가을에는 단감 등을 직접 수확해보는 체험활동이다.

9월에는 증암천 일대에서 야간에 반딧불이를 관찰하는 체험활동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작은 반딧불이가 떼를 이뤄 빛을 발하며 날아다닌다.


▲ 평촌 반디마을 누리길 안내판.

“평촌명품마을은 주민들이 일상을 영위하는 생활공간입니다. 남다른 생태환경과 역사를 지닌 마을이죠. 중요한 것은 일상의 공간과 생태환경이 잘 지켜져야 하는 것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명품마을로 지정되고, 생태관광지가 되기는 했지만,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그리고 생태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역사와 생태환경, 마을을 지켜나가는 일에 도시민들도 함께 참여해 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평촌명품마을 주변에는 호남 3대 정원 중 하나인 ‘소쇄원’과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이 탄생한 ‘식영정’ 등 가사문학권, 분청사기전시관, 광주호 호수생태원 등 탐방 명소가 즐비해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평촌명품마을 체험 및 프로그램 참여는 무돌길쉼터(062-266-2287)로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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