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호 상류를 지나 한참을 가다보면 도로변에 무등산 평촌명품마을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다리를 건너 한참을 들어가면 평촌마을이 나타난다. 마을 입구에 있는 무돌길쉼터와 반디민박 건물만 빼면 여느 농촌마을과 다름없다. 오히려 여느 농촌마을보다 훨씬 생태적으로 풍부한 모습이다.

평촌마을은 광주광역시에 속하면서도 가장 외진 곳,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이다. 동림마을과 우성마을, 담안마을, 닭뫼마을 등 4개 마을을 합쳐 평촌마을로 불린다. 무등산의 울창한 숲과 깨끗한 하천, 그리고 너른 평모뜰이 펼쳐져 있어 자연이 잘 보존된 농촌마을이다.
그러나 평촌명품마을은 여느 농촌마을과는 다르다. 평촌명품마을 중심을 흐르는 풍암천에는 무등산의 깃대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Ⅰ급)과 남생이(Ⅱ급) 등이 서식하고 있다. 마을 들녘에 있는 평모뜰에도 반딧불이, 풍년새우, 물자라가 사는 등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지역이다.

생태환경이 풍부한 평촌마을은 역사문화가 지켜지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에는 오래된 당산나무가 몇 그루 살고 있다. 닭뫼 입구에도, 동림정자 옆에도, 담안에도 있다. 마을에서는 옛날부터 ‘열두 당산제’를 지내왔다. 내년 정월대보름에 하루도 거르지 않았단다. 또 이 일대는 조선시대 분청사기 유적이 발굴된 곳이다. 현재 평촌도예공방에서 그 맥을 잇고 있다. 주변에 분청사기전시관이 자리한 것도 그 연유다.
무등산 평촌명품마을은 지난 2013년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지정됐다. 35개 국가지정 생태관광지역 중 하나로도 선정됐다. 생태적으로 우수한 자원을 활용해 자연환경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고 있다. 일종의 ‘현지보존형 야외 박물관(에코뮤지엄 eco-museum)’의 역할을 하고 있다.
평촌마을이 명품마을이 된 것은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편입되는 과정이 계기가 됐다. 무등산의 국립공원 편입은 마을주민들에게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할 기로로 다가왔다. 주민들은 마을의 미래를 담보할 돌파구를 찾아나섰다. 마을 주민들은 회의를 통해 끝장토론을 통해 마을의 미래를 정했다. 풍부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생태마을의 길을 택했다.

주민들은 마을 공동체인 영농조합법인 ‘무등산 평촌명품마을’을 만들었다. 마을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해 정관을 만들고, 대표와 통장,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운영위원회를 통해 마을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다. 명품마을이 되기까지 주민들은 회의와 학습, 외지 견학 등을 통해 주체적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그래서 마을에서 운영하는 각종 체험프로그램은 주민 모두가 진행자로 참여한다. 마을 공동체의 이상적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마을 초입에 ‘무돌길쉼터’가 자리잡고 있다. 마을 주민이 땅을 희사하고, 마을 공동수익 창출을 위해 마을주민들이 모여 조성한 공간이다. 이곳은 마을공동체의 사업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마을법인 사무를 관장하고, 체험프로그램 안내 및 해설사 관리 등을 맡고 있다. 마을 생산 농산물로 지은 밥상 체험도 이곳에서 할 수 있다. 농산물과 가공품 판매장도 겸한다.


쉼터에서는 반디카페도 운영한다. 아메리카노 커피와 매실애이드, 무등산수박 옛날빙수, 설레임 가득 석류 홍초 라떼, 직접 짠 두유 등이 주요 메뉴다.




9월에는 증암천 일대에서 야간에 반딧불이를 관찰하는 체험활동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작은 반딧불이가 떼를 이뤄 빛을 발하며 날아다닌다.

“평촌명품마을은 주민들이 일상을 영위하는 생활공간입니다. 남다른 생태환경과 역사를 지닌 마을이죠. 중요한 것은 일상의 공간과 생태환경이 잘 지켜져야 하는 것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명품마을로 지정되고, 생태관광지가 되기는 했지만,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그리고 생태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역사와 생태환경, 마을을 지켜나가는 일에 도시민들도 함께 참여해 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평촌명품마을 주변에는 호남 3대 정원 중 하나인 ‘소쇄원’과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이 탄생한 ‘식영정’ 등 가사문학권, 분청사기전시관, 광주호 호수생태원 등 탐방 명소가 즐비해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평촌명품마을 체험 및 프로그램 참여는 무돌길쉼터(062-266-2287)로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