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나주박물관은 2024년 기획특별전 ‘빛, 고대 거울의 속삭임’을 오는 2025년 2월 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삼한부터 삼국시대까지 거울과 함께 출토된 전시품 총 27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기별로 거울을 가졌던 사람들을 조명하고, 동북아시아의 거울 교류 양상과 거울 속 무늬의 의미를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청동거울 제작방법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던 거친무늬 거울을 비롯해 청동기 제작 기술의 정수인 잔무늬 거울을 살펴볼 수 있다. 청동의기(靑銅儀器)와 함께 하는 잔무늬 거울을 가진 사람이 성격과 사람들이 죽은 이를 애도하며 거울을 깨트리거나 성, 집터, 제사 터 등에서 다양한 의식에 사용한 흔적을 볼 수 있다.

3부는 거울을 통해 본 동북아시아 교류와 거울에 담긴 고대 사람들의 내세관을 소개한다. 고대 동북아시아는 거울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던 시기로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서도 이의 영향을 받아 각각의 거울문화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는 중국과 일본에서 만든 거울들이 유행했는데, 이들 거울의 분포 양상을 통해 유통경로와 교류 중심지가 어디였는지 알 수 있다.
한편, 거울에는 다양한 복을 기원하는 길상(吉祥)의 무늬와 글씨가 쓰여 있어 당시 사람들의 소망과 내세관을 탐구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의 흥미를 높이고 이해를 돕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도 적극 활용한다. 인스타그램 릴스(Instagram Reels) 형식의 영상 콘텐츠와 3D 기반 아나몰픽(Anamorphic) 영상을 통해 주요 전시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알록달록, 소원을 담은 거울’, ‘큐레이터와의 대화’도 함께 진행한다.
거울은 오랜 기간 동안 우리 곁에 있었기에 그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청동거울을 만든 고대 사람들은 거울 한쪽 면을 장식하고 자신들이 바라는 내용을 새겼다. 이는 당시 사람들의 바람이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를 통해 녹슨 청동거울 안에 감춰진 고대 사람들의 모습과 소망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