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세계 최초로 희귀 및 신종 생물자원 정보 확보

제주도 갯대추 유전정보 확보 및 거제도 노래기류 신종 2종 발견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최근 제주도에 자생하는 희귀식물 갯대추의 유전체를 세계 최초로 분석해 기초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경상남도 거제도 계곡 일대에서 공동조사를 수행해 노래기류 신종 2종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제주도 희귀식물 갯대추 유전체 완전 해독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최근 제주도에 자생하는 희귀식물 갯대추의 유전체를 세계 최초로 염색체 단위로 분석해 기후변화에 대응한 생물다양성 보전 연구를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 갯대추. 제공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갯대추(학명 : Paliurus ramosissimus (Lour.) Poir.)는 ‘바닷가에서 자라는 대추나무’라는 이름처럼 염분이 높은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나무다. 현재 제주도 약 10곳에서 자생하고 있으며, 지난 2005년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됐다가 복원 노력으로 2012년 목록에서 제외됐다.

제주 해안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식물인 갯대추는 해안도로 개설 및 해안 매립 등 서식지가 훼손될 위험이 커지고 있어 장기적인 보전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종의 유전체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의 하나로 갯대추의 유전정보 해독 연구를 진행했다.

▲ 갯대추 전장 유전체 지도. 제공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갯대추의 유전체는 약 3억1천900만(319Mb) 개의 염기서열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12개의 염색체에 담겨 있다.

이번 분석을 통해 총 3만458개의 유전자가 발견됐고, 특히 환경 스트레스 저항성과 관련된 항산화 효소 유전자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갯대추가 바닷가의 염분 높은 환경에서 적응한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갯대추의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해 제주 자생 개체를 보전할 방안을 마련하고, 갯대추와 가까운 식물들인 먹넌출, 까마귀베개 등의 유전체를 추가로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들 식물의 진화 과정과 환경 적응 메커니즘을 규명할 계획이다.

거제도 서식 노래기류 신종 2종 밝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경북대학교 황의욱 교수, 헝가리 자연사박물관의 코르소스 졸탄 박사와 함께 경상남도 거제도 계곡 일대에서 공동조사를 수행한 결과 노래기류 신종 2종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우리나라 도서·연안 지역 자생동물의 생물다양성 연구’를 위해 경북대학교, 헝리리 자연사박물관과 합동으로 지난 9월 27일 추진됐다. 조사에 참여한 코르소스 졸탄(Korsos Zoltan) 박사는 헝가리에서 자연사박물관장을 지냈으며, 노래기류의 형태학적 구조와 기능을 분석해 진화적 특성을 규명하는 등 극동아시아 지역 노래기류의 생물다양성 연구에 크게 기여해왔다.

▲ 거제도 노래기류. 제공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조사 결과 거제도 토양에서 확보된 노래기류 표본에 대해 형태학적 특성과 유전정보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에 처음 보고되는 종임을 확인했다.

노래기류는 각 체절의 측면에 포식자를 방어하기 위한 화학물질을 분비하는 방어샘(Ozopore)을 가지고 있어 흔히 ‘스컹크 벌레’라고도 불린다. 이 생물은 두 개의 체절이 융합된 독특한 중체절을 가지며, 전 세계적으로 1만 2천여종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68종 5아종이 보고된 미개척 분류군이다.

공동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신종 2종에 대해 계통분류학적 연구를 진행하고, 향후 국제학술지에 연구 결과를 발표해 해당 종들의 공식 학명과 국명을 부여할 예정이다.

김창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도서생물자원연구실장은 “이번 신종 발굴은 국제협력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도서·연안의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개척 분류군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와의 지속적인 국제협력을 추진하여 도서·연안 생물 주권 확보 및 강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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