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해안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식물인 갯대추는 해안도로 개설 및 해안 매립 등 서식지가 훼손될 위험이 커지고 있어 장기적인 보전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종의 유전체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의 하나로 갯대추의 유전정보 해독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분석을 통해 총 3만458개의 유전자가 발견됐고, 특히 환경 스트레스 저항성과 관련된 항산화 효소 유전자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갯대추가 바닷가의 염분 높은 환경에서 적응한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갯대추의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해 제주 자생 개체를 보전할 방안을 마련하고, 갯대추와 가까운 식물들인 먹넌출, 까마귀베개 등의 유전체를 추가로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들 식물의 진화 과정과 환경 적응 메커니즘을 규명할 계획이다.
거제도 서식 노래기류 신종 2종 밝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경북대학교 황의욱 교수, 헝가리 자연사박물관의 코르소스 졸탄 박사와 함께 경상남도 거제도 계곡 일대에서 공동조사를 수행한 결과 노래기류 신종 2종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우리나라 도서·연안 지역 자생동물의 생물다양성 연구’를 위해 경북대학교, 헝리리 자연사박물관과 합동으로 지난 9월 27일 추진됐다. 조사에 참여한 코르소스 졸탄(Korsos Zoltan) 박사는 헝가리에서 자연사박물관장을 지냈으며, 노래기류의 형태학적 구조와 기능을 분석해 진화적 특성을 규명하는 등 극동아시아 지역 노래기류의 생물다양성 연구에 크게 기여해왔다.

노래기류는 각 체절의 측면에 포식자를 방어하기 위한 화학물질을 분비하는 방어샘(Ozopore)을 가지고 있어 흔히 ‘스컹크 벌레’라고도 불린다. 이 생물은 두 개의 체절이 융합된 독특한 중체절을 가지며, 전 세계적으로 1만 2천여종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68종 5아종이 보고된 미개척 분류군이다.
김창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도서생물자원연구실장은 “이번 신종 발굴은 국제협력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도서·연안의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개척 분류군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와의 지속적인 국제협력을 추진하여 도서·연안 생물 주권 확보 및 강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